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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감성도 충전하고 인생샷도 찍는 안산 경기도 미술관 전시 관람 후기를 소개드려요~

국내 가볼만한 여행코스

by riho❤️ 2022. 12. 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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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첫눈은 어린아이처럼 기다려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첫눈이 내렸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한 계획들이 달력을 꽉 채우고 있는데요. 

첫눈 소식과 함께 경기도미술관에서 경기 집중 조명 展이 개막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왔습니다.

 

경기도미술관은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데요. 

근처에 화랑유원지, 화랑 호수와 산책로, 화랑 오토캠핑장, 안산산업역사박물관 등이 있어서 다양한 문화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푸른 빛을 자랑하던 나무도 어느새 입이 다 떨어지고 하얀 눈옷을 입었습니다. 쭉 뻗은 나무 사이를 걷고 싶어졌는데요. 

눈 아래 나뭇잎이 쌓여서 그런지 폭신폭신했습니다. 마치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신비한 장화를 신은 것처럼 걸음걸이도 가벼워졌습니다.

 

화랑유원지 안에 있는 단원각에도 길게 세운 담장 위에도 잠시 쉬어가라고 지은 정자 위에도 하얀 눈이 쌓였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고스란히 맞으며 걸었습니다.

하얀 눈 사이로 파란색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겨울바람에 펄럭이는 현수막은 마중 나온 겨울 나라 깃발처럼,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친구처럼 반가웠습니다. 

눈과 함께 흔들리는 현수막 뒤로 경기도미술관의 전경이 아름답게 펼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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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기/펴기경기도미술관
 

화랑유원지 주변 곳곳에 설치 작품은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입니다. 작품 위에도 소복하게 눈이 내렸는데요. 

화랑유원지에 설치된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은 경기도민의 소중한 문화자산입니다. 야외에 있지만 훼손되지 않도록 관람 예절을 지켜야겠습니다.

 

경기도미술관은 현재 세 가지 전시가 진행 중입니다. 2층 전시실 1, 2는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전 <소장품으로 움직이기>, 

전시실 3, 4는 경기작가집중조명 展 <달 없는 밤>, 1층 프로젝트갤러리에서는 경기 라키비움 김정헌 작가의 <소위 잡초에 대하여>입니다.

경기도미술관 전시 일정

(2022. 12. 06. 현재)

전시
기간
장소
소장품전
<소장품으로 움직이기>
2022.03.22.(화)~2023.03.19.(일)
2층 전시실 1, 2
경기작가집중조명
<달 없는 밤>
2022.11.24.(목)~2023.02.12.(일)
2층 전시실 3, 4
경기 라키비움
<소위 잡초에 대하여>
2022.10.20.(목)~2023.03.05.(일)
1층 프로젝트갤러리

경기도미술관에서 전시 관람하기

경기도미술관 전시를 관람하려면 1층 입구에서 무인티켓발권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안내데스크에서 티켓발권을 친절하게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관람료는 무료지만 티켓발권은 필요한 과정입니다. 1층에는 프로젝트갤러리, 아트숍, 화장실, 수유실, 라운지, 강당, 교육실, 세미나실 등이 있고 

기획전시나 상설전시는 2층 전시실에서 진행되므로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경기도미술관에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수유실과 정수기는 미술관 정문 화장실이 있는 안쪽에 있고 물품 보관함은 미술관 후문 카페가 있는 출입구 쪽에 있습니다. 

화장실은 정문과 후문 옆에 각각 있는데요. 전시를 보기 전에 꼭 확인해주세요. 2층 전시실에는 화장실이 없습니다.

 

전시실 입장 전에 확인해야 할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커다란 배낭이나 두꺼운 옷, 긴 우산, 음식물은 사물함에 넣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관람하는 게 좋습니다. 

긴 우산이나 셀카봉은 들고 들어가지 않는데요. 작품에 상처를 낼 수도 있고 관람객과 부딪혀 불쾌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생수병 역시 쏟아지면 안 되겠지요. 다소 귀찮고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가 안전하고 평안한 관람을 하기 위한 것이니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경기작가집중조명 展 <달 없는 밤>

오늘은 최근 개막한 경기작가집중조명 展 <달 없는 밤> 기획전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경기작가집중조명 展은 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와 경기도미술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작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한국현대미술에서 주목할만한 활동을 해 온 경기 지역 중진 작가의 신작 제작과 초청전시로 이루어졌습니다.

 

2021년 <광대하고 느리게>에 이어 두 번째를 맞이하는 2022년 ‘경기작가집중조명 展’에는 사진, 조각, 설치 등의 다양한 매체와 주제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슬기, 김시하, 천대광 작가가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문화예술본부의 시각예술 분야 창작지원프로그램에 

참여한 10년 이상의 활동 경력을 갖춘 중진 작가들입니다.

2층 전시실에 올라가면 1층과 2층을 이어 벽면을 가득 채운 작품이 가장 먼저 눈 앞에 펼쳐집니다. 

이 작품은 강익중 작가와 경기도미술관이 함께한 <5만의 창, 미래의 벽> 프로젝트 작품입니다.

 

여기서 잠깐!

〈5만의 창, 미래의 벽〉(2008-2018)은 어린이들의 꿈 모으기 활동의 하나로 제작된 대규모 설치미술입니다. 

최남단 마라도에서 최북단 민통선에 이르기까지 5만 어린이의 꿈을 담은 소중한 드로잉과 오브제들이 하나의 작품으로 재탄생, 

경기도미술관의 통로 1, 2층에 이어져 있는 가로 72m, 세로 10m의 대형벽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대한민국 5만 어린이의 꿈과 330여 명의 자원봉사자의 마음이 모여 완성된 어린이 벽화입니다. 

(*자료 경기도미술관)

전시개요

경기작가집중조명 展 <달 없는 밤>

기간 : 2022.11.24.(목)~2023.02.12.(일)

장소 : 경기도미술관 전시실 3, 4

시간 : 10:00~18:00

휴관 : 매주 월요일(공휴일 제외), 설날, 추석 당일

작가 : 기슬기, 김시하, 천대광

▼경기도미술관▼

중첩의 과정에서 만나는 우주

사진작가 기슬기

기슬기 작가는 인화된 사진을 다시 찍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원본의 이미지를 변형하거나 사진을 자르고 콜라주 하여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만들어진 이미지와 공간의 경계를 흐리는 등 다양한 연출로 사진의 재현방식을 확장 시켜 보여주고 있는 작가인데요. 

전시실에 들어서는 순간 까만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작은 별을 찾는 기분이었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눈에 반영된다(2022)

기슬기 작가의 작품은 총 네 개의 작품이 전시되었습니다. 

"사진 매체의 특성과 사진찍기와 사진 보기의 프로세스를 전복시켜 오늘날의 이미지 생산과 소비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라는 

표현이 전시 설명서에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작품은 긴 벽에 설치되어 있는 아홉 개의 사진 작품이었습니다. 

달을 찍었다는 이 작품은 사진 작품을 피사체 삼아 다시 촬영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작품을 작가의 눈높이와 정면으로 마주하며 액자 유리에 반사되는 작가의 다른 작품과 전시 공간을 함께 담아낸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 자체가 반사성이 있어서 액자 유리에 비친 배경이 다시 얹어진 것이었는데요. 

달과 나무가 찍힌 사진이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다시 촬영되었습니다. 공간의 겹침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레이어 빛의 레이어들이 겹쳐진 사진의 결과물을 하나의 이미지로 보는 것, 사진 매체의 특성을 활용한 아홉 개의 이미지였습니다.

 

이 작품은 관객을 마주하는 순간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관객이 액자 유리를 통해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 뒤로 보이는 실제 공간이 보이고 동시에 작가의 시점으로 촬영된 공간과 겹쳐집니다. 

이때 촬영자의 모습이 반사되지 않게 촬영하는 것이 어려워서 여러 방향에서 촬영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빛은 인쇄되지 않는다(2022년)

물감은 섞으면 검은색에 가까워지고 빛은 모일수록 하얀색에 가까워집니다. 

작가는 인쇄에서 가장 밝은 빛을 흰색으로 표현하고 그 흰색은 인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검은 지지체를 선택하였습니다. 

그 위에 오랜 시간의 노출로 촬영되어 빛나는 별들을 인쇄했는데요. 

이 작품은 열흘 동안 허공을 찍은 이미지, 무수히 많은 별과 외계 은하가 빛을 통해 존재를 드러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합판에 먹을 입혀서 검은색 화면을 지지체 삼아 그 이미지를 다시 출력한, 빛을 모으고 노출해서 쌓아내는 레이어들의 결과물입니다. 

인쇄와 사진에서 사용되는 잉크는 CMYK(시안, 마젠타, 노랑, 블랙)이고 종이가 하얀색이기 때문에 비워진 것으로, 

사진에서 가장 많은 빛을 노출 시킨 것은 검은색입니다. 

그리고 얼룩얼룩한 부문은 먹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으로 우주의 물질이 검은색 공간으로 출력된 것으로 설명되었습니다.

시스템(2022)

태양계 아홉 개의 태양계를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최종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에서 그 과정을 거꾸로 거슬러 

촬영의 방식, 셔터 속도, 빛의 노출 등 수많은 요소를 조절하여 작업한다고 하는데요. 

행성은 서로 다른 표면, 질감,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작가가 생각하는 오류를 실험하기에 좋은 대상이 되었습니다.

<시스템> 작품에서의 행성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에서 제공하는 가상의 3D 태양계의 행성 이미지였습니다. 

아홉 개의 이미지는 각각 다른 색을 띠고 있는데요. 

앞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색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아홉 개의 행성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증폭되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은 빛이 중요한 작업이지요. 작가가 얼마나 예민하고 섬세한 작업을 하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검은 빛(2022)

모니터 여덟 개로 구성된 <검은 빛>이라는 작품입니다. 

모니터 디스플레이에 검은 이미지를 재생하고 그 화면을 찍기 위해 플래시를 터뜨려 촬영하였다고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플래시 주변으로 작은 빛의 점들이 보이는데요. 

모니터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검은 이미지를 송출하는 과정에서 플래시 빛이 충돌하면서 

보이지 않았던 주변의 먼지, 얼룩 등에 의해 반사된 것입니다.

<검은 빛>은 처음에 전시실에 들어섰을 때 전시실 한가운데 커다란 그랜드 피아노가 서 있는 느낌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빛의 번짐과 색의 밝기의 정도로 거리감과 공간감이 느껴졌습니다. 

"얇은 모니터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충돌하는 빛이 무한한 우주 공간을 만들어낸 듯합니다."라는 표현이 공감되었습니다.

 

사진 작업에서 빛은 에너지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노출 속도에 따라 사진은 어두움과 밝음의 차이가 일어나고 사진이라는 것 자체가 빛을 순간적으로 노출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의도가 담긴 작품도 있겠으나 사진의 원리를 이용해서 그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보니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세계가 만들어지기도 할 텐데요. 이것이야말로 작가의 또 다른 우주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사람의 집에서 만나는 기억

설치미술가 천대광

천대광 작가는 다양한 재료로 공간을 만들고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에게 새로운 공간을 경험하도록 합니다. 

"<견인도시 프로젝트>처럼 건축적 양식을 취한 작품으로 공간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특징을 드러냅니다. 또는 작품이 위치한 곳을 고려하여 그 장소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하거나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냅니다."(*자료 전시 설명서)

 

사람의 집(2022)

<사람의 집>에 관객이 들어서면 집이라는 공간은 꽉 채워집니다. 

집이라는 공간은 건축의 형식인 벽, 그림자, 빛, 소리 등으로 채워질 수 있는데요. 

이것은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새로운 발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조용했던 공간, 집에 누군가가 등장하는 순간 공간은 소란해집니다. 

의도하지 않았던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불이 켜지기도 하지요.

누구나 집에 대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기억을 바탕으로 공간 안에서의 조각조각 나뉘었던 기억을 모으기도 하고 새로 만들기도 하는데요. 

<사람의 집>은 작가의 기억 속에서의 집과 우리의 집, 내 집이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좋은 기억은 모두의 기억 속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공간, 집에 대한 기억이 아닐까요.

작품 설명 중에 슬래브의 건축 방식 문구가 나오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낱말이었습니다. 

슬래브(철근콘크리트구조의 바닥을 말하는데, 보통 주위가 들보로 둘러싸이고 이에 걸리는 하중은 주위의 들보에 분담되어 각 기둥으로 

힘이 흘러간다.) (*자료 두산백과) 

19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도시 곳곳에서 건물을 지을 때 쓰던 방식입니다. 

작가도 유년 시절에 슬래브 형식의 집을 보면서 자랐을 겁니다.

 

돔 형태의 작품은 작가가 독일에서 목재를 이용한 건축 조각을 보여준 첫 번째 작품과 흡사하다고 합니다. 

숲에서 처음 선보인 당시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 새 소리, 바람 소리, 다양한 소리가 들려오는 걸 느꼈고 

사람들의 소리까지 합쳐지면서 소리의 하나 됨의 과정을 경험하고 느낀 작가의 경험이 이곳에서 <사람의 집>으로 활짝 펼쳐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한 사람씩 올라가야 하는 계단은 입구에서부터 멈칫하게 됩니다. 높은 곳에 대한 판타지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데요. 

삐걱거리는 계단과 알 수 없는 공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시원하거나 상쾌함을 느끼고 어떤 사람들은 불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공간에 관한 생각과 경험은 개인적입니다.

집은 나를 담아내는 공간이고 나를 만들어낸 곳이기도 합니다. 

결국 집은 작가에게도 관객에게도 인간의 생과 죽음이 있는 또 다른 우주인 셈입니다. 

작가의 기억, 공간에 대한 기억들이 작품으로 표현되었고 형식적이고 구조적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나무, 유리, 아크릴, 조명, 벽지 등으로 구성된 공간, 작가의 경험과 역사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작품에 관한 생각과 공감은 관객의 몫이 더 중요하겠지요.

쓸모있음과 쓸모없음의 경계

설치미술가, 조각가 김시하

김시하 작가는 자연과 인공, 생명과 무생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실과 허구 등 양분된 세계관, 그 사이의 미묘한 다름과 차이, 

괴리와 불안과 같은 심리적 부분까지 포함한 감각을 다루어 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작가는 조각과 설치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공간을 하나의 연극 무대와 같은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조각의 조각(20220)

김시하 작가의 작품을 보는 순간 조명에 눈이 부시고 객석처럼 보이는 계단에 눈길이 갑니다. 

계단에 앉아서 무대를 바라봐야 할 것 같은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무대 위에서는 이야기가 시작되고 사건이 발생합니다. 

무대라는 공간에서는 서사를 담아냅니다. 

무엇과 무엇의 사이인 ‘경계’에 집중하는 작가의 관심은 작가가 취하고 있는 일종의 연극적 무대 구성에서도 드러난다고 표현했습니다.

<조각의 조각>은 작가에게 선택되지 않은 조각의 조각들로 구성됩니다. 

작품이 설치된 공간은 바로 작품의 무대이면서 관객들이 이동하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원형의 무대는 어디부터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관객은 스스로 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참여하게 되거나 관객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전시 공간을 채운 설치 작품들은 그대로 있지만, 관람객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관객과 무대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조명이 비치는 곳은 무대가 되고 조명이 사라진 곳은 객석이 되지 않을까요. 

결국 관람객은 어디론가 움직여서 이동하게 되는데 어쩔 수 없이 무대를 관통하거나 지나가게 됩니다.

전시 공간을 탐험하는 공간이란 표현이 있었습니다. 관람객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배우가 되어 무대를 지나가면서 공간에 공기를 불어 넣는다면 

그 순간 작가는 가장 좋은 연출가가 되지 않을까요. 공간을 연출하는 것은 작가지만 공간을 채우는 것은 관객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무대와 객석, 연출관 관객, 작가는 경계라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요. 

전시 공간 안에 작가가 상상하는 가치의 개념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관객은 눈부신 조명과 친절하지 않은 공간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되는데요. 

연극적인 연출로 만들어진 이번 작품은 ‘쓸모있음’과 ‘쓸모없음’의 경계를 살피면서 원형무대를 펼쳐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 룸, 작가의 방

김시하 작가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세 작가의 작품 세계는 마무리가 됩니다. 

그리고 아쉬움이 생길 때쯤 이어지는 마지막 공간이 작가의 스튜디오입니다. 

작가의 작업실이 콘셉트인 아카이브 룸은 방 앞에 이름표가 없어도 구분되는 작가의 방입니다.

 

세 작가의 작품이 한 공간 안에서 <달 없는 밤>을 만들었습니다. 

세 작가의 작품 세계는 별처럼 다양하지만 지금 한자리에 모여 세 가지 우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이 없는 밤은 별을 보기 좋은 때라고 합니다. 인간은 밤하늘 별을 보면서 시간을 느끼고 계절을 확인하고 우주의 신비를 상상했습니다. 

 

<달 없는 밤>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작은 별빛을 찾는 기분이었습니다.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마음속에 비밀처럼 살아온 별, 세 작가가 만드는 우주에서 비치는 별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그 별이 경기작가집중조명 展 <달 없는 밤>에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별빛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경기도미술관 하나 더 즐기기

2층 전시실에서 미술관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꽉 찬 유리 벽들이 푸른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밤하늘의 푸른 별빛처럼 말이지요. 

경기도미술관은 층높이가 높은 게 매력적인데요. 미술관 곳곳에 매력적인 공간이 있으니까 지나치지 말고 들어가 보세요. 

알고 가면 더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플로팅 라이브러리

운영일정 : 매주 화요일~일요일(공휴일 제외)

운영시간 : 10:00~18:00

 

플로팅 라이브러리(Floating Library)는 2006년 경기도미술관이 개관한 후 발행된 전시 도록과 국내외 최신 미술 잡지, 경기 지역의 대표 문학 100선을 관객에게 개방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아트숍 위에 있는 플로팅 라이브러리는 아담한 공간이지만 알찬 내용의 도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플로팅 라이브러리에 오셔서 현대미술의 흐름과 경기도미술관의 역사, 지역 예술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경기도미술관 미술자료실

운영일정 : 매주 화요일~금요일(공휴일 제외)

운영시간 : 10:00~17:00(12:00~13:00 휴게시간)

이용대상 : 경기도미술관 관람객 (단, 13세 이하는 보호자 동반)

 

경기도미술관 미술자료실은 2021년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시각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 분야의 전문 자료를 엄선하여 

관람객과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미술관의 역대 간행물 외에도 국내외 주요 미술관의 자료를 한자리에서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데요. 경기도미술관만의 북 큐레이션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미술 관람을 완성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경기도미술관 아트숍

운영일정 매주 수요일~일요일

운영시간 10:00~17:30

 

마지막으로 경기도미술관 아트숍입니다. 전시회를 가서 꼭 들르는 곳이 아트숍인데요. 

전시 관련 기념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또는 다른 곳에서 구매할 수 없는 상품을 기대하는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경기도미술관 아트숍은 1층 로비 안내데스크 뒤편에 있는데요. 통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사계절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경기작가집중조명 展 <달 없는 밤> 이야기였습니다. 

어떤 관객은 작품을 보기 전에 선입견이 생겨서 전시 설명서를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대로 전시 설명서를 통해 전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마음이 따뜻해져서 미술관을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미술관을 나오니 아침에 쌓였던 눈이 사르르 녹고 있었습니다. 해가 뜨고 눈이 녹으니 하늘이 더 맑고 깨끗해졌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남아 있는 첫눈이 햇빛을 피해 웅크린 것 같기도 했습니다. 

첫눈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눈을 뭉친 동심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한 해가 가는 12월의 중순, 몸도 마음도 바쁜 일상이지만 가끔 크게 숨을 쉬면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경기도미술관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잠시 쉬어가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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